20220306_알래스카(Alaska) 살이 #019

오늘은 Castner Glacier Ice Cave(이하 ‘빙하 동굴’) 탐험 가는 날.

2시간 30분 동안 운전해서 간 뒤

1마일씩 왕복으로 걷고
(이때는 몰랐다. 이 1마일이 어떤 1마일인지)

다시 2시간 30분 동안 운전해오는 코스다.

아침으로 가볍게 시리얼을 먹은 뒤

빙하 동굴로 가기위해 짐을 챙겼다.

다양한 먹거리와 여분 옷과 신발.

옷이나 신발이 젖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갈아 입을 여분을 준비했다.

또한 점심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기때문에

샌드위치도 준비해서 가져갔다.

출발. 이 길로 2시간 30분 달려간다.

Gas station에 들어 기름을 넣은 뒤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외곽으로 나가는 길이라 길이 좋지가 않다.

알래스카 차들은 성한 곳이 잘 없다. 돌 맞아 금이간 앞 유리.

보통 한국에서는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뿌리곤 하는데

알래스카 추위에서는 염화칼슘을 뿌려도 얼어버리고

소금을 뿌리면 야생동물이 내려와 먹다가 사고가 날 수 있어

돌을 뿌린다고 한다.

그래서 앞 차를 바짝 따라가면 안되는데

앞 차에서 종종 돌이 튀어 앞유리에 맞거나

차가 파손이 될 수도 있어서 라고 한다.

그런데 또 알래스카에서는 차량 수리가 쉽지 않다고 한다.

부품도 잘 없을 뿐더러 수리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왠만한 파손은 수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열심히 빙하 동굴로 달려갔다.

산이라 눈도 많이 오고 길도 얼어있어 조심해야 한다.

피클 맛 해바라기씨. 첫 맛은 ‘뭐야 웩’이었는데 자꾸 손이 가는 마성의 해바라기씨.

눈 길을 뚫고 달리고 달리다보니

저 멀리 다리가 보인다.

다리 바로 옆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이 지나간다.

알래스카 꼭대기에서 시애틀까지 연결된다는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지나가는 길에 보인 탱크. 그냥 전시되어 있는 거라고 한다.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광활한 길이 쭉 뻗어있다.

구름에 가려져 있는 높은 산.

슬슬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멀리 멋있는 산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인다.

소변도 볼 겸 잠깐 내려찍은 풍경.

소변 보는 곳 뷰.

이 길을 달려왔다.

저 멀리 산 꼭대기가 파라마운트처럼 보인다.

흔한 알래스카 길거리 화장실 뷰.

정말 햇살이 강해 선글라스가 없으면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잠깐 정차하여

급한 볼 일을 해결한 뒤

다시 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이제 곧 도착이었다.

또 다시 달리고 달려서

근처 하나밖에 없을 듯한 호텔도 지나.

드디어 도착한 빙하 동굴로 가는 길 옆 간의 주차장.

그냥 길 옆에 다들 주차하는 분위기.

주차장에 가까워 질 즈음

속이 부글부글하면서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화장실은 없었다.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니

뒷 편으로 넘어가 해결하면 된다고 하길래

얼음같이 단단한 눈 언덕을 지나 뒷편으로 넘어가

또 다시 급한 불을 껐다.
(알래스카에서 아주아주 새로운 경험을 했다.)

여담으로, 볼 일 볼 자리를 잡기위해

얼음같이 단단한 눈 언덕을 내려가는데

아래쪽에 아주 새하얀 눈 밭이 펼쳐져 있길래

저쪽으로 더 내려가 자리를 잡으면 되겠다 싶어

아래쪽까지 내려간 뒤 눈 밭에 발을 디뎠는데

정말 허벅지까지 눈이 올라올 정도로

발이 푹 빠져버렸다.

살짝 당황하기는 했지만

옆에 있는 호리호리한 나무를 잡고

다시 눈 언덕을 올라

얼음 같은 눈을 밟고 겨우 자리를 잡은 뒤

해결!

아무튼 급한 불도 해결했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빙하 동굴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빙하 동굴을 향해 출발.

쭉쭉 뻗어있는 길이 정말 상쾌했다.

처음에는 빙하 동굴로 들어가

1마일을 걷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빙하 동굴까지 가는 길이 1마일 쯤 되는 거였다.
(물론 다녀 오다가 알게 된 사실, 갈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출발했다.)

빙하 동굴로 가는 길은

눈으로 덮여있어

쉽지 않은 길이었다.

빙하 동굴로 가는 길 초입에서 보이는 풍경.

사람들이 간 눈 길을 따라 쭉쭉 걸어갔다.

빙하 동굴 탐험대.

엄청난 풍경을 보면서 걸어갔다.

뒷 쪽에 보이는 다리가 빙하 동굴로 가는 길 입구다.

초입 부분에서는 마냥 신났었다.

처음보는 풍경에

눈 길을 헤치며 가는 느낌의 길에

오랜만에 하이킹을 하니

그냥그냥 기분이 좋았다.

물론 햇살이 강해 선글라스 없이는

눈이 부셔 걷기 힘들 정도.

이런 길을 쭉 걸어가면 된다.

뒷 편으로 보이는 기막힌 설경.

가다보니 웅덩이 같은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강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길 바로 옆이 강이라는 말.

길이 미끄러워 잘 미끄러진다.

사진도 찍고 하며 한참 걸어가다 보니 슬슬 다리에 힘도 들고
(눈 길이라 일자로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정말 매섭게 차가운 바람이 양 볼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볼까지 덮어지는 모자였지만 모자를 뚫고 들어오는 한기를 막기위해

한 손으로 모자 턱 끈을 잡아당겨 볼에 완전 밀착시킬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보다 차가웠다.
(몸은 중무장해서 춥지 않았지만 얼굴이 아플 정도로 차가웠다.)

하지만 돌아갈 수는 없었기에 주머니에서 스키틀즈도 꺼내먹으며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갔다.

즐거운 눈 밭 행.

아직까지 초입이라는게 함정.

뒷 모습.

빙하 동굴에 갔다가 돌아오는 관광객들.

이런 눈 밭에서도 생명은 자란다.

실제로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의 장관.

반대편 풍경.

열심히 빙하 동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자꾸 온 길을 돌아보는건 왜 일까.

바람으로 인해 눈이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꽤나 유명한 곳인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눈길을 걷고 걷고 걷다보니

몸이 더워지고

땀이 날려고 했다.

이런 추운 곳에서는

몸에 땀이 나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몸에 땀이 나면, 땀이 식으며 저체온증이 온다고 한다.)

겉 옷 지퍼를 열어 몸에 열을 식혀주었다.
(그래서 땀나는 것 보다는 추운게 낫다고, 생각보다 얇게 입은 사람들도 꽤 보였다.)

그렇게 자꾸 걷다보니 슬슬

목적지가 보였다.

기막힌 풍경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았다.

벌써 돌아 나가는 사람들.

비틀비틀 걸어질 수 밖에 없는 눈 길. 오른쪽 모퉁이가 빙하 동굴이라고 한다.

저 멀리 빙하 동굴 입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딱 봐도 황량한 눈 산에

동굴은 보이지 않고

산으로 산으로 발자국이 나있는게 보이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지 빙하 동굴인지

미심쩍긴 했었다.

‘설마 저기 위에까지 가야되는건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퉁이를 도니 바로 빙하 동굴이 나왔다.

그런데 그런 의심도 잠시

조금만 더 걸어가 모퉁이를 도니

바로 빙하 동굴이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제 빙하 동굴 시작이구나’

‘이제부터가 진짜구나’

싶었는데

그냥 저 동굴이 빙하 동굴이었다.

입구에서 봤을 때는 조금 실망한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실망도

빙하 동굴에 가까이 갈 수록 점점 사라지면서

자연의 신비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실제로 보면 꽤나 규모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금 더 빙하 동굴 안으로 들어갔고

빙하도 직접 만져보았다.

실제로 빙하를 만지면

차갑지가 않다고 해

직접 만져봤는데

정말 신기하게

엄청나게 부드러우면서

뭔가 막이 씌여있는 듯한 느낌에
(아주 살짝 거북한 느낌이 들 정도)

일반 얼음처럼 물이 되며 녹지 않아

차갑거나 하지 않았다.

이건 직접 만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처음 느끼는 느낌이었다.

입구부터 안쪽까지 점점 모양이 변하는 빙하 동굴.

가까이 다가가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가장자리 얼음은 매우 미끄러우니 주의.

신기한 모양의 빙하 동굴 벽면.

안쪽에는 얼음 결정들이 생겨있다.

먼지인지 흙인지 쌓여있는 곳에 사람들이 낙서를 해 놓았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천장이 낮아지기 때문에 머리 조심해야된다.

천장에 생겨있는 얼음 결정들. 바닥에도 많이 있다.

마치 유리 파편처럼 가볍고 날카로웠고 소리도 매우 카랑카랑한 소리가 났다.

챠랑챠랑한 맑은 소리가 나는 얼음 결정들.

동굴 안쪽까지 길이 있다.

얼음 결정을 구경하고 있는데

동굴 안쪽에서 빛 줄기가 몇개 보였다.

가만히 기다리다 보니

안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불 빛을 비추며 걸어나오고 있었다.
(실제로는 거의 기어나오고 있었다.)

안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나보다 싶었지만

동굴이 너무 낮고 어두워 안쪽까지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된 듯하여

뒤돌아 빙하 동굴 입구 쪽으로 나왔다.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아이들은 빙하에서 미끄럼을 타고 있다.

빛에 비춰지는 빙하 동굴 벽면이 장관이다.

어마어마한 빙하 모습.

이렇게 낙서하면 안된다.

빙하 동굴 벽면.

가까이에서 찍은 빙하 동굴 벽면.

아주아주 신기한 무늬가 들어가 있는 빙하 동굴 벽면.

어디서 찍든 인생 사진이다.

빙하 동굴 전경.

돌아 갈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정말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빙하 동굴에서 나와

입구 주변의 깨끗한 눈을 보니

Snow Angel을 해보고 싶어

한번 도전해 봤다.

빙하 동굴 입구에서 천사 날개 만들기.

나름 열심히 해봤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어푸어푸 Snow Angel도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점심으로 싸온 샌드위치가 차에 있어 발걸음이 더욱 바빠졌다.)

힘차게 출발했다.

옆은 여전히 멋있는 절경.

오는 길 보다 돌아가는 길이 더욱 덜 힘들게 느껴지는 마법 같은 기분탓.

가보자고.

가보자고.

이 시간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풍경을 보면서 힘차게 걸어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 길.

바람 방향으로 눈이 쌓인 모습.

열심히 걸어가지는 마법.

항상 그렇지만

돌아가는 길은

올 때보다 힘들지 않다.
(등산이든 하이킹이든 항상 그렇다.)

길을 알게되어

끝이 어디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기에

덜 힘들다.

걷고

걷고

열심히 걷다보니

어느새 강물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저 멀리 시작 부분인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다리.

점점 다리가 커진다.

도착!

열심히 걷고 걷다보니

어느새 출발지에 도착해있었다.

눈 길이 아닌 마른 땅을 밟으니 기분이 묘했다.

후다닥 차가 있는 곳으로 가

트렁크를 열어 식량을 털었다.

트렁크 한 가득 먹을 것과 여분 옷가지들.

후다닥 치킨 샌드위치를 꺼내어

한 입 와구!

고생한 뒤

차에서 먹는 치킨 샌드위치는

천상의 맛이 따로 없었다.

정말정말 맛있었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샌드위치를 먹고

집으로 차를 몰았다.

산 꼭대기에 구름이 걸려있다.

지고 있는 햇살이 차 안으로 눈부시게 들어온다.

저 멀리 무지개가 수직으로 떠 있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보니

어둑어둑 해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점점 해가 지면서 하늘이 붉게 물들어갔다.

완전히 넘어가는 해.

손톱같은 달이 뜬 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한 뒤

지친몸을 이끌고 거실에 앉아

저녁 식사를 주문했다.

도저히 뭔가 해 먹을 힘도 시간도 없었기에

미국 배달 피자를 먹어보기로 하고

파파존스에 전화 주문을 넣었더니

40분 정도 걸린다고 하며

33달러 피자값에

배달팁과 배달원팁은 따로인 듯 한

사악한 가격이었다.

하지만 너무 지쳐있었기에

그냥 배달주문을 했고

피자가 도착했다.
(무섭게 생긴 할리 퀸 언니가 무섭게 노려보면서 피자를 배달했다.)

별 생각 없었는데 너무나도 맛있었던 미국 파파존스 피자.

정말 기대감 1도 없었는데

한입 베어무는 순간

솔직히 한국 배달피자보다 맛있어서

새삼 놀랐다.

1조각만 맛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3조각이나 먹은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든

일생일대의 소풍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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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ppingRabbit